나는 뭘 위해 사는가

그것이 나의 자아에 대한 물음이다.


자아는 쉽사리 답해주지 않는다.

그저 나의 행동에 묵묵히 뒤에 있을 뿐이다.


우리아버지는 내가 어렸을때 한달중 28일을 일하셨다고한다.

내가 매일 장난스럽게 아빠는 어렸을때 나랑 안놀아주고 뭐했어 라고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태현이와 함께인 지금에서야 안다.

아버지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셨는지. 왜 그렇게 열심히 사셨는지.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지금도 할머니 할아버지 생신때 케잌을 사들고 묘로 가서 인사를 드린다고 한다.

그리고 뒷말은 안하시지만

살아생전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하시겠지.


매번 추석 설 명절이 되면 산소를 가느냐 마느냐로 가족내에 분란이 일어난다.

날씨가 조금이라도 궂은날이면 이번에는 안가면 안되냐고 강짜를 놓는다.


아버지랑 큰아버지는 이미 벌초하러 다녀오셨고

나만 일년에 두번가는건데

나때문에 가는것도 아니고 

왜그리 가시냐고


이런 장난스러운 깽판을 치면서도


이제는 안다.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그들의 마음을.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나는 왜 이렇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가.

나의 자아에, 나의 영성이 부르는 대로 살기위해 그러는 것인가.


그것에 대한 대답은 아직 없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가족과

나의 아내와, 나의 자식이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 하는것이 당연하고

날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것도 당연하다.


이제 10월도 어언 15일이다.

학기마무리한다고 어어 하다가

내년오고, 새사람들 들어오고

논문쓴다고 깔짝대다보면


내년 이맘때쯤된다.


걱정된다. 얼마나 큰 고통이 날 스쳐갈지.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산을 오르는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왕갈꺼 즐겁게 가자.

지금 옆에 있는 분들과

나의 가족들과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그렇게 살아간다.